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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졸업식

Tatow 2016. 2. 12. 20:15



* Sony α850 + Sigma 24-60mm f2.8 EX DG

* 2015년 4월, 대부도


오늘 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 아이가 처음 태어나 선천성 질병 때문에 근 5년여를 병원신세 지면서

'과연 얘를 학교에는 입학시킬 수 있을까...' 걱정했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졸업까지 시키다니...


아기 때는 육신의 병 때문에,

초등학생이 되어서는 마음의 병 때문에 늘 안스러운 마음뿐이었다.

나보다는 오히려 늘 곁에서 가까이 지켜봐온 제 엄마가 훨씬 더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2학년이 될 때쯤 동생이 태어났고 늘 지방 현장에서 근무하는 아빠도 없이,

언제나 자기를 챙겨주던 엄마가 갑자기 나타난 동생 때문에 자신에게 소홀해져

많이 외로웠을 것이고 상실감도 컸었을 것이다.


3학년 때는 주변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민감하게 군 때문에 은근히 왕따도 당해서

하루하루 학교가는 일이 지옥같았었다고 1년여 지난 후에 비로소 내게 얘기해 알게 되었고

아이들에게 너무 심하게 당했던 어느 날에는 그저 죽고 싶은 심정이어서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었으나

멀리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아빠 생각에,

혼자 어린 동생 돌보느라 고생하는 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차마 뛰어내리진 못했었다고 한다.


5학년 끝나갈 무렵 전학을 가게 되서 거기서 큰 이질감을 느끼고

이젠 아이들로부터 대놓고 왕따를 당해 그냥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아이...

결국 전에 다니던 학교로 다시 전학을 가고 소아청소년 정신과를 통해 치료를 받아

무사히 졸업한 아들


아들의 일로 고민하던 내게 소아청소년 정신과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 이 아이가 태어나 단 한번이라도 몸이든 마음이든 편했던 날이 과연 있었을까요?"


그래, 무사히 졸업해줘서 너무 고맙다 아들...

중학교, 고등학교 계속 진학하다보면 초등학교 때보다

더 힘들고 이상한 일들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힘내라, 나도 힘낼게, 언제나 너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가족이 있쟎니...!?

우리 같이 가자, 인생은 결코 외롭지도 힘들지만도 않다.

살다보면, 정말 살다보면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거야...


우리 인생의 최고의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사랑한다 아들아




타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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