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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빠진사의 고군분투 장비 컬렉션

Tatow 2016. 2. 23. 01:02

나는 아마도 원래 장비병 환자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내 나이 11살 때, 아버지께서 일본에서 카메라를 한 대 사가지고 오셔서 선물로 주신 이후 근 35년여 사진을 찍어오면서 사진보다는 기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 카메라를 사다 주신 것도 아버지의 애지중지하던 카메라(Olympus OM-1)를 자꾸만 내가 호시탐탐 노리면서 가지고 놀려 하는 걸 보고 좀 싸구림직한 기기를 사다 주신것인데... 

그것이 바로 올림푸스 펜

 

디지털 시대가 열리고 나는 캐논 DSLR을 제일 먼저 접했다.

1D와 50mm f1.8 이후 중간중간 크롭바디들과 줌렌즈들을 계속 중고로 들였다 방출했다를 반복하다가 1Dmk2N과 50mm f1.2L 을 마지막으로 결혼 후 아이가 아프고 경제적 곤란을 겪으면서 그 장비들을 다 팔아버렸다.

 


(Canon 1Dmk2N + EF 50mm f1.2L) 


이후 조금 숨통이 트일 때쯤 다시 사진을 찍어보고자 들였던 장비가 시그마 SD14

 


(Sigma SD 14 + 17-70mm f2.8-4.5 Macro Ex DC / 28-105mm f3.8-5.6 Aspherical IF / Helios 44M-4 58mm f2 / etc.)

 

SD14는 사진 촬영에 있어서 상당히 만족감을 준 기기였다.

특히 시그마 포베온 센서의 RAW 파일인 *.X3F파일 전용 편집 프로그램인 SPP를 만지면서 후보정 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장비보다 사진에 집중했던 때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너무 느려터진 기기의 후진성(!?)과 ISO100을 넘어가기만 하면 고감도에서의 작렬하는 노이즈에 대한 스트레스는 상당히 컸었다.

해만 지면 카메라 가방에 넣어놓고 아얘 없는셈 쳐야했던 나날들...;;;

 

우연한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소니 기기를 들였다.

드디어 필름시대에나 써보던 풀프레임 기기를 사용해보게 된 것이었다.

알파850, 그 지인이 알파99를 사게되면서 관리잘된 깨끗한 알파 850을 내게 헐값에 넘기게 된 것.

 


(Sony α850) 

 

그간 1.7배 크롭의 SD14로만 찍고 보던 사진들에서 크고 아름다운(!?) 풀프레임...으로 나가며 참 신나~ 했었지...만은 뭐 늘 그렇듯 계속 새로운 렌즈에 대한 욕구가 용솟음쳤었다.

 

처음 A850을 영입하면서 갖췄던 렌즈가 Minolta AF 28-135mm f4-4.5 Macro, 일명 "전설(Legend)"이었다.

 


(Minolta AF 28-135mm f4-4.5 Macro "Legend")

 

최초 출시년도가 1984년,

정말 이 오래된 올드렌즈가 상당한 만족감을 안겨줘서 그 "전설"이라는 별명값을 톡톡히 한다는 생각이고 요즘 나오는 어지간한 저가형 렌즈 따위 저리가라~ 할 정도로 지금도 현역으로(나에겐 주력으로) 사용될만큼 짱짱하다.

미놀타의 고급렌즈군에 붙는 이니셜이 "G"

미놀타의 G렌즈군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직전 최고의 고급렌즈였었고 소니/미놀타 유저들에겐 G렌즈로 인식되는 녀석이다.

3년전, 당시 20만원에 아주 깨끗한 물건을 구해 주구장창... 지금까지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같이 들였던 렌즈가 Minolta AF​ 50mm f1.4, 구경도 작은 이 조그만 놈이 대단한 해상력을 보여줘서 그 옛날 미놀타의 기술력에 감탄을 했었다.

 


(Minolta AF 50mm f1.4)

 

전설과 50.4로 한동안 만족하며 사진을 찍다가 보니... 빠른 줌렌즈가 필요함이 절실하게 느껴졌었는데...

더구나 전설은 최소 촛점거리가 1.5m에 최대 밝기가 f4라 집안에서 아직은 어려 움직임이 많은 딸아이를 찍어주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물론 50.4로도 찍을 순 있지만 찍다보면 좀 광각도, 보다 먼 화각도 필요치 않은가...


좀...저렴한 놈으로 구할만한게 없을까... 찾던 중 많은 유저들이 사용하고 있던 탐론 28-75mm f2.8(일명 이빨치료) 과 시그마 24-60mm f2.8을 보게 됐다.

사용기들을 찾아보니 확실히... 두 기종의 비교기가 꽤 많았는데...

탐론의 이빨치료는 저렴하고 가벼워 좋긴한데 주변부 화질이 상당히 극악스러워 풀프레임 기기보다는 크롭바디에 사용하는 편이 좋은 것 같고 비슷한 가격대의 시그마 24-60은 애초에 풀프레임용으로 나와 그런지 아무래도 좀 더 나아보여 그놈을 또 장만하게 되었다.

 


(Sigma 24-60mm f2.8 EX DG)

 

빠른 표준 줌렌즈라면야 나도 남들처럼 소니유저라면 자이스 한번 써보고 싶은 욕심이야 없겠나...만은... 돈이 없다...;;;;

칠공자(Carl Zeiss Vario-Sonnar T* 24-70mm f2.8 za SSM)가 안된다면 마공자(Sigma 24-70mm f2.8 IF EX DG HSM)나 칠공주(Minolta AF 28-70mm f2.8)라도 써보고 싶지만 마공자 역시 부담되는 금액이었고 칠공주는 괜찮은 매물 찾기가 힘들었다.

 

나는 직업이 건설현장의 안전관리자라 지방현장에서 근무하다가 격주로 이틀씩 주말에 집에 온다.

아직 어린 아이들과 아내는 늘 내가 집에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내가 오면 너무나도 반가워하고 또 현장으로 갈 때가 되면 서운해하는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면 점점 사진찍으러 갈 시간이 많이 없어지게 된다.

어쩌다 시간을 내서 사진 찍으러 혼자 나간다하면 또 가족들에게 미안해지고... 아들도 점점 커가며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이 지나 곧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고 아내 역시 그런 내게 섭섭한 마음이 들 것 같아서 아내와 아들이 사용할만한 기기를 한 대 또 들였다.

소니 알파57

 


(Sony α57) 

가볍고 사용하기도 쉽고 풀HD 동영상 촬영도 되고... 고감도 저노이즈 성능도 좋고... 참으로 좋은 기능들을 갖고 있는 비교적 신식(!?)기기라 슬슬 사용법을 익히며 같이 출사를 나가니 가족나들이도 겸해서 좋고... 이 작은 서브 바디를 들이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기에 사용할 요량으로 들인 렌즈가 Minolta AF 24-105mm f3.5-4.5 / 75-300mm f4.5-5.6 의 두 가지 줌렌즈.

 


(Minolta AF 24-105mm f3.5-4.5) 

 


(Minolta AF 75-300mm f4.5-5.6) 

 

소니 유저로서 느끼는 소니의 진짜 축복이란...

자이스의 AF 렌즈를 막 사용할 수 있다는 것보다는 오히려 지금 사용해도 품질이 좋은 미놀타의 AF렌즈들을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로 가장 최근에 들인 망원렌즈가 Minolta AF 70-210mm f4 Macro 일명 "김밥"이다.

 


(Minolta AF 70-210mm f4 Macro)

 

원래 나는 망원 렌즈를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라 전설의 135mm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75-300mm 의 망원 줌렌즈를 써보다가 70-200 정도의 고정 조리개 렌즈를 한번 써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당연히 소니유저라면 일명 유령(Sony SAL 70-200mm f2.8 G SSM)이 있을테고 써드파티로 식령(Sigma 70-200mm f2.8 APO EX DG Macro)과 탐령(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IF) Macro)도 있겠지만... 아니면 가변조리개라도 고급렌즈군의 은갈치(Sony SAL 70-400mm f4-5.6 G SSM)도 있으나 역시나 가격의 부담 때문에 결국 도달한 것이 이 김밥이었다.

 

현재의 트렌드에는 못미치는 최대밝기 f4의 고정조리개지만 옛날 렌즈치고 해상력도 매우 좋고 상당히 만족스런 기기다.

 

비록 유명한, 고가의, 고급 렌즈들은 아니지만 나름 구색은 제대로 갖춘 것 같아서 뿌듯했다.

쥐꼬리만한 월급 받아 네식구 먹고살면서, 취미 생활을 온 가족이 같이 즐기는 것에 대해 행복함을 느낀다고 할까...!?

현재의 트렌드에는 미치지 못하는 스펙의 장비들이지만 열심히 좋은 사진들을 찍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면 또 준족의 발전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미놀타의 렌즈들을 사용하던 중 미놀타의 바디도 써보고 싶어 처음엔 아주 저렴한 보급형 기기 하나 헐값에 구했으니 그것이 303i

 



 

그러다가 명기한번 써보고 싶다고 찾고 찾다가 우연히 상태좋은 놈으로 들인 것이 알파7이다.

 



 

아마도 미놀타가 내놓은 필름 카메라의 마지막 플래그 쉽 모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조작이나 기능, 성능들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DSLR 사용법과 거의 같다.

그래서 필름 카메라라 할지라도 DSLR에 익숙한 현재의 젊은 세대들이 가장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소니/미놀타 장비가 헝그리~하게 모아졌다...^^;;;

 





그리고 올해 들어 드디어 나도 자이스 렌즈를 들이게 됐다.

24-70mm 구간의 f2.8 고정조리개를 가진 일명 칠공자(Carl Zeiss Vario-Sonnar T* 24-70mm f2.8 ZA SSM)


(Carl Zeiss Vario-Sonnar T* 24-70mm f2.8 ZA SSM)


매달 용돈을 받을 때마다 얼마씩 떼어 1년 이상 꼬박꼬박 모았다가 언젠가는 그 렌즈를 꼭 한번 사서 써봐야지... 했던 건데...

소니가 풀프레임 미러리스 α7이후 DSLT 보다는 미러리스에 집중하면서 알파마운트용 렌즈들이 최근에 중고매물로 많이 나오게 되어 가격이 상당히 내려갔었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칠공자2(Carl Zeiss Vario-Sonnar T* 24-70mm f2.8 ZA SSM Ⅱ)가 나오면서 또 이 칠공자가 꽤 하락한 가격으로 괜찮은 중고매물들이 상당히 나오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에 영입한 매물은 어쩌면 원 주인이 사놓고 거의 사용을 하지 않았던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줌링도 빡빡하고 글자 그대로 먼지 한톨없는 깨끗한 놈인데다가 칼필터까지 포함되어 있어 더할 나위없이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이스가 보증하는 렌즈의 화소재현은 1억화소...

확실히 RAW파일만으로도 다른 저가형, 올드 렌즈들과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원래 내가 처음 제대로 사진을 배우며 사용하던 장비는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올림푸스 OM-1 이었다.

렌즈는 G-Zuiko 50mm f1.4 /  Fomula 5 MC 28mm f2.8 / Makinon 80-200mm f3.5 Macro 이렇게 세가지로 거의 20여년 사진을 찍다가 디지털 시대를 맞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상 가난한 진사의 헝그리 장비전이었습니다~ ^^




타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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